1. 서론
-프로이트와 프롬의 인간관에 대한 환경적, 사회적 배경
프로이트는 1856년 5월 6일 오스트리아에서 유태인의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랐지만 그는 그리스어, 라틴어, 프랑스어,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등 다양한 언어를 공부했다. 반유대주의로 인해 의학을 전공하여 빈 대학 의학부에 입학한 후, 의사 자격을 얻고 연구소에서 일을 하였다. 신경과 의사로 일을 하였으나 경제적으로 빠듯하던 때에 신경의학자 쟝 샤르코를 만나 파리에서 공부를 하며 최면 암시법을 접하게 되었다. 그는 파리에서 머무는 동안 신경학자에서 정신병리학자로 직업을 전환하였다.
비엔나로 돌아온 그는 신경증 치료에 관해 더 깊이 연구하였고 전기 충격 요법 실험의 실패 후 최면 암시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이 역시 만족하지 못한 그는 브로이어 박사를 통해 환자가 자신의 불안과 그 징후를 이야기함으로써 스스로 그것을 제거하는 ‘정화법’이라는 치료법을 발견하였다. 이 치료법은 잊혀진 충격을 상기시키기 위해 적절한 감정을 수반하여 환자를 최면 상태로 유도하는 것으로서 프로이트와 브로이어는 이 치료법으로 책을 출간하며 함께 연구해나갔지만 프로이트의 새로운 주장에 의해 결별하게 되었다. 그 주장은 바로, 히스테리의 주된 원이 성욕이라는 것이었다.
프롬은 1900년 독일에서 유태계 독일인으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젊은 친척의 자살로 큰 충격을 받았다. 형제들이 많았던 프로이트와는 달리 외아들이었던 프롬은 신경증 증세의 부모님 밑에서 긴장되고 억압된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다. 침울하고 건강하지 못했던 주변 사람들을 통해 그는 신경증적 행동에 관한 관찰을 하게 되었다.
유태계 가정어세 자란 프롬은 어렸을 때 구약성서의 종말론에 의한 평화주의 사상을 가조 있었고, 제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던 1914년, 열 넷이었던 그는 불합리한 독일, 독일을 둘러싼 증오심, 선전을 통해 광적인 일에 몰두하는 국민들을 지켜보았다. 주변 사람들까지 광신자가 되어가는 것에 혼란스러워 하던 프롬은 마침, 이성적인 사람을 광적인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요인이 무엇인지, 분별없는 인간 행동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하였고 이 당시의 경험을 통해서 그는 ‘왜 인류는 서로 싸우지 않으면 안 되는가’라는 의혹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에게는 제 1차 세계대전이 그 해답을 찾는 길을 열어주었고 그는 프로이트와 마르크스를 접하며 답을 구하기 시작했다.
프롬은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의 공부 후 베를린의 정신분석 연구소에 들어가 정신분석의 연구에 전념하였다. 그 시기 프로이트의 연구를 통해 인간의 불합리성에 대해 대답을 찾았으나 만족스럽지 못했다. 독일이 나치 집권 하에 들어가자 그는 미국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되었고, 여러 대학에서 교수를 역임하며 정신 분석 연구 활동을 계속하였다.
프롬은 프로이트와 마르크스를 추종했는데 이는, 그들이 인간을 환상으로부터 본래의 자기로 환원시키는 일을 주장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프로이트로부터 생물학적, 인간적 사상을 배웠다. 그는 정신분석에 사회적 요소를 도입하고 강조하였으며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사회를 건강한 사회라고 하였다. 그는 프로이트가 인간의 욕구는 성욕으로부터 기인한다는 주장과는 달리 인간의 욕구나 성격 형성에 미치는 사회적, 역사적 요인을 중시하였다. 그는 인간 자본주의도, 공산주의도 진정한 인간 발달을 위한 적절한 사회구조 구축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개인적 성정을 촉진시킬 수 있는 유토피아의 사회를 ‘민주 사회주의’라고 불렀고 후에는 ‘협동적 사회주의’라고 불렀다.
2. 본론
-프로이트와 프롬의 인간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에서 기본적으로 인간의 거의 모든 행동은 무의식적인 과정에 의해 지배된다고 과정하고 있다. 우선 의식이란 개인이 각성하고 있는 모든 행위와 감정을 포함한 인간 생활의 일부분이다. 전의식이란, 이용 가능한 기억 즉, 의식의 부분은 아니나 노력하면 의식으로 떠올릴 수 있는 생각과 감정을 포함한다. 금지된 욕망을 검열하고 욕망이 왜곡되어 무의식적 기원을 알아챌 수 없을 때 의식에 접근하도록 허용한다고 하였다. 반면 무의식은 자신의 힘으로 의식상에 떠올릴 수 없는 생각이나 감정을 포함하며 자신이나 사회에 의해 용납될 수 없는 감정이나 생각을 말한다. 충동이 억압되어 있으며 인간행동의 동기로 작용한다고 하였다. 그는 사람들이 무의식적 과정을 인식하지는 못하지만 충동, 욕구, 공포, 원망, 성욕과 같은 원초적 본능으로 이루어진 무의식이 인간의 심리와 행동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였다. 사람들은 누구나 무의식적인 성적, 공격적 충동들을 가지므로 이것을 억압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소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무의식적 충동들이 꿈이나 말의 실수, 착오행위, 버릇 그리고 정신질환 등의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보았다. 그는 인간의 모든 행동에 원인이 있고 그 원인은 원초적 본능 즉 성용과 공격성이라고 보았다. 그는 모든 행동은, 생명과 성장을 증진시키는 삶의 본능과, 파괴와 공격을 대표하는 죽음의 본능, 이 두 가지 상반된 본능에서 나온다고 하였다.
그는 성적 에너지인 리비도에 초점을 맞추어, 리비도가 집중적으로 모여 성적인 만족을 얻는 신체부위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변하며 그에 따른 일련의 단계를 심리성적 단계라고 하였다. 이는 구강기-항문기-남근기-잠복기-생식기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시기에 리비도가 충분히 만족되지 못하거나 과잉 충족이 일어나면 고착 현상이 일어나 다음 단계로의 이행이 어려워진다고 하며 처음 세 단계에서 개인의 기본 성격이 결정된다고 하였다.
프로이트의 심리성적 발달이론에는 세 가지 기본 가정이 있었는데 첫 번째는 정신결정론이다. 이는 성인들의 정신문제는 어린 시절 경험과 관련되어 인생 초기에 결정된다고 보는 견해이다. 두 번째 무의식 가설은, 인간 행동 이면에는 반드시 무의식적 동기가 있어서 무의식에 의하여 동기가 유발된다고 보는 것이다. 세 번째, 목표 지향성 가설은 인간의 정신 활동은 동기와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주위 세계의 어떤 것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설에 따라 프로이트 정신분석은 과거를 중시하고 무의식을 강조하며 발달 단계에 따른 변화를 중시하였다.
프로이트의 심리학은 시간적으로 크게 네 단계로 구분가능하다. 1단계인 히스테리 연구의 시기는, 브로이어가 연구한 히스테리의 임상 사례를 관찰하고, 최면법에 의해 잊었던 과거의 사건을 생각해 내도록 함으로써 히스테리 치료를 할 수 있음을 알았다. 그 후, 최면법 암시를 통해 히스테리 현상을 관찰하고, 인간에게는 의식에 나타나지 않는 심정 과정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여 이에 따른 연구를 발표하였다. 이 과정에서 프로이트는 최면법 대신 자유연상을 활용하게 되었다. 2단계인 심층심리학 확립기에서 그의 두 학설, 심층심리학과 성욕설 중 심층심리학이 확립되었다. 그의 책 ‘꿈의 해석’은 신경증은 보통 사람의 심리를 같은 방법으로 해석한 것으로서 심층심리학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말실수나 행동의 착오 행위들을 연구를 통하여 밝혀내었다. 3단계는 성욕설 발전기이다.
이 시기 ‘성 이론에 관한 세 논문’에서 시작된, 억압된 관념이 성적인 것이라는 주장은 자기 학설을 체계화하였다. 감정적 요인보다 성적 요인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이를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였다. 4단계는 사변적 이론화 시기이다. 당시는 사변적 경향이 현저해진 시기로써, 자아의 문제를 이드, 자아, 초자아 등으로 발전시켰다. 이 시기 죽음의 본능인 타나토스와 생의 본능인 에로스를 대립시켰다. 그가 말한 성격의 구조는 세 가지로 이루어져있는데 본능, 자아, 초자아가 그것이다. 본능(id)은 성격의 원시적이고 무의식적인 부분으로서 기본적 충동의 저장소이다. 이는 심리적 에너지의 근원이며 비조직적이고 맹목이며 쾌락을 추구한다. 또한 비논리적이고 부도덕하며 쾌락원칙에 의해 본능욕구를 만족하는 무의식적인 요소이다. 주로 성이나 공격 충동을 일으키는 쾌락의 원리이다. 자아(ego)는 본능의 맹목적 충동을 점검하고 통제하는 지성과 이성의 산실로써, 정신적 현상과 외적 세계의 실제를 구분 가능하게 하는 현실의 원리이다. 초자아(superego)sms 사람의 도덕규범으로서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을 판단하며 본능의 충동을 억제하고 현실적 목표대신 이상적 목표를 추구하도록 자아를 설득하는 기능을 한다. 부모와 사회기준을 내면화하여 심리적 보상과 처벌을 하는 도덕적 원리이다.
프롬은 건강한 사람은 충분히 사랑을 하고 창조적이며 발달된 이성의 힘을 가지고 세상의 자아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확고한 주체 의식을 가지며 세상과 관련을 맺고 안정적으로 정착해서 살며 자아와 운명의 주체 또는 행위자이고 근친상간의 결속에 얽매여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건강하고 생산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그들의 모든 가능성을 실현하려 하고 그들이 될 수 있는 모든 것이 되며 그들의 모든 능력을 성취함으로써 자아를 창조한다고 하였다. 그가 의미하는 생산적 지향을 이해하기 위하여 건강한 사람의 네 가지 특성을 알아야 한다. 바로 생산적 사랑, 생산적 생각, 행복 그리고 양심이다. 우선 생산적 사랑은 개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자유롭고 평등한 인간관계를 포함하며, 생산적인 사랑을 달성하는 것이다. 생산적인 생각은 지력, 이성, 객관성을 포함하며 생산적 생각을 하는 사람은 사고의 대상에 강한 흥미와 함께 동기가 유발된다. 현상의 전체에 초점을 두고 보호, 존중, 관심에 의해 유발되며 위대한 발견과 통찰력과 관련이 있다. 행복은 생산적인 지향에 따른 생활의 결과이며 따라서 생산적 활동을 수반한다. 이는 증가된 활력과 건강한 신체, 잠재력을 발휘함으로써 성취를 가져오도록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상황이며 행복은 가장 위대한 성취라고 하였다. 양심 중 인본주의적 양심은 자아의 목소리이자 건강한 성격을 가진 사람의 양심이다. 법과 금지에 의한, 권위주의적 양심은 생산 지향적인 삶과는 반대이며 자아의 완전한 기능과 성장을 막는 행동을 한다.
프롬은 정신적인 건강은 사회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회 구조의 특성이 심리적인 건강을 조장하기도 하지만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정신적인 건강을 조장하는 사회를 인본주의적 공산사회라 부르고, 그런 사회란 자아를 최대한 발달시키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어야만 개발되고 형성되어지는 사회이다.
프롬의 이상주의적 이론은 사회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현대인들에 관한 실존주의적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현대 세계가 사람을 고독과 무력의 상태 속에서 버려둔다고 생각했다. 그 상황을 도피하기 보다는 개인의 인간적 자유가 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중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인간이 발달할수록 생물학적인 기, 갈 성의 욕구를 넘는 5개의 또 다른 욕구들을 만들어왔다고 보았다. 이 다섯 개의 욕구는, 관계의 욕구, 초월의 욕구, 소속의 욕구, 정체에 대한 욕구, 일관된 관점에 대한 욕구이다.
3. 결론
-프로이트와 프롬의 인간관에 대한 차이
프로이트는 신경증의 기원을 유아기 상태에서 어린애가 자신의 성욕과 부모의 권위 사이에서 겪는 심리적 갈등의 미해결을 원인으로 보면서 이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고 규정하였다. 그러나 프롬은 아버지와 자식 간의 갈등은 성적 경쟁에서 야기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권위적 억압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부모의 불합리한 권위적 억압에 대한 싸움에서 어린이가 패배함으로써 남겨진 상처가 모든 노이로제의 근원이라는 것으로서 성욕이 근원이라는 프로이트와는 상반된다. 프로이트는 사랑, 증오, 탐욕, 질투, 인간의 정열 등도 탐구했으나 동시대의 유물론적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성애의 개념을 지나치게 확대하게 되고 모든 본능이나 욕구를 성욕의 소산으로 보았다. 이에 프롬은 사랑과 자유를 찾는 노력은 본능이 아니며 인간이 본능에 의해 좌우되는 존재로 파악하지 말고 전체적으로 총괄하여 판단해야 하며 그 경우 인간의 정열이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의미에서 프롬은 프로이트의 심리학을 결핍의 심리학으로 규정하고 있다.
프로이트의 이론에 따르면 부친의 초자아와 문화적인 전통에서 보이는 명령이나 금지 체계가 단적으로 각 개인의 양심의 내용이 된다는 것이며 이를 통해 프로이트는 각 개인이 주체적으로 사회적인 규범을 비판하고 새로운 규범을 형성해나갈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난다. 이에 프롬은 프로이트의 이론은 가치와 규범의 문제에서 상대주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프로이트는 인간성을 악으로 보고 인간을 근본적으로 반사회적인 존재로 보았다. 이러한 인간관은 당시 자본주의적 인간관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본질적으로 정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개인은 불변적 존재이며 사회가 개인의 자연적 충동에 대해 압력을 가하는지 만족을 허용하는지에 한해 개인이 변화한다고 보았다. 근대인의 특유한 열정과 불안감마저도 인간 일반의 생리적인 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았다.
이에 비해 프롬은 현 체제의 조화 속에서 사회 개혁을 수행하려는 온건한 신마르크스주의를 수용하고 자신의 견해를 발전해나감으로서 사회철학자의 역할을 치하면서 현대인의 개인적 딜레마를 이해하고자 했다.
프로이트의 인간관, 사회관에 대하여 사회는 단지 억압적인 기능만을 갖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프롬은 비판했다. 개인에게는 특수한 경제적 조직에 의해서 규정되는 생활양식이 그의 성격 구조 전체를 결정하는 1차적 요소가 되며 개인은 자기 보존을 위해서 사회가 요구하는 조건을 수용해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한계를 지적하면서도 프롬은 프로이트의 계몽주의적 합리주의의 대표자면서 동시에 한계를 밝혀주는 그의 공적을 높이 치하하였다. 프로이트와 그 후계자들은 근대 합리주의에 의해서 무시되어온 인간성의 비합리적이고 무의식적인 현상들도 일정한 법칙을 다르며 그것을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출처] 프로이트와 에리히 프롬의 심리학적 인간관|작성자 아이비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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